92.착한 사장이 실패하는 7가지 이유
첫째, 누구에게나 좋은 사람이고 싶어 한다.
둘째, 거절하지 못한다.
셋째, 쉽게 양보한다.
넷째, 혼내지 못한다.
다섯째, 지나치게 염려한다.
여섯째, 항상 웃는다.
일곱째, 도움을 청하는 것을 힘들어한다.
93.가족 안에서 가장 성공한 사람의 처신
전작 [돈의 속성]에서 가족 안에서 가장 부자가 됐을 때 어떻게 처신하면 좋을지 자세히 제시했다. 가족 안에서 가장 부자가 됐을 경우에는 그 재산의 규모에 따라 자신이 책임져야 할 가족의 범위를 넓혀가는 것이 옳다. 그러나 다음 두 가지 경우에는 그 사람이 부모나 자식이라도 책임지지 않아도 된다.
첫째는 당신에게 순전히 기대 사는 의존적인 사람이다. '난 너밖에 없다.'라는 말로 감사해 하긴 해도 노력도 개선도 하지 않는 가족은 재정적 도움을 주지 말아야 한다. 그것은 서로에게 해가 될 뿐이다.
두 번째는 '당연히 그 정도는 해야지' 라며 당신의 책임감에 짐을 얹는 지배적인 사람이다. 이런 지배적인 가족은 무언가를 계속 요구하고 도와줘도 고마움을 모르며 심지어 욕을 하거나 요구하는 것을 당연히 여긴다.
이렇게 의존적이고 지배적인 가족은 인연이 끊겨도 헤어져야 한다. 서로에게 절대 도움이 되지 않으며 나를 더 아끼는 더 가까운 가족에게 상처가 되기 때문이다. 당신의 노력이나 당신의 재산, 당신의 시간을 함부로 생각하는 사람은 가족이 아니다. 진정한 가족이라면 그런 행동을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가족은 가장 고결한 생활 공동체이고 인간의 기본 사회 구조이기에 내치기가 쉽지 않다. 그리고 그 대상이 부모나 자식이라면 더더욱 안타까운 일이다. 그러나 세상은 원래 선악이 한 쌍으로 붙어있게 마련이다. 가장 사랑했던 사람과 이혼하면 원수가 되기도 한다. 똑같은 성행위도 사랑하는 사람과는 최고의 행복이지만 강제로 당하는 것은 가장 모멸적인 행위가 된다. 가족은 가장 가까운 사람이지만 가장 큰 상처를 주는 사람이기도 하다. 가족이기 때문에 내가 책임지는 것이 아니고, 사랑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책임지는 것이다. 그러므로 나의 시간과 재산의 가치를 이용만 하려는 사람은 가족 범위에서 물려야 하는 것이다.
잉여 자산이 많아지면 가족을 위해 재정적으로 하려는 것과 하지 말아야 될 자신의 기준을 세우고 이를 알려야 한다. 가족의 모든 문제를 해결하려 들거나 대신하려는 의무감을 느끼지 말아야 한다. 가족과 자산 사용에 개방적이고 정직한 의사소통이 필요하며 재정적 목표와 사용 방식에 대한 기준을 정하고 우려하는 부분을 상의해야 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가족과 친지 안에서 자기 삶의 가치 편차를 줄여나가야 한다. 참고로 전작에서 재산 형성 과정에 따라 가족과 친지를 살피는 기준으로 제시했던 것을 옮기면 다음과 같다. 돈을 버는 규모와 결혼 유무에 따라 조금씩 변화가 있지만 내가 실수했던 것과 잘한 것들을 수정해서 기록한 것이다.
1)재산 규모가 10억 원 안쪽일 때
이때까지 하지 말아야 할 일은 다음과 같다.
형제들 창업자금 빌려주는 일, 부모님 집이나 차를 바꿔주는 일.
해야 할 일은 다음과 같다.
부모님을 모시는 올케언니나 형수님에게 명품 가방 사주기, 조카들 대학 입학 때 노트북 사주기, 가족 단체 식사 값 혼자서 내기, 부모님께 일정한 생활비를 정기적으로 드리기.
이정도라면 가난을 벗어나 막 부자가 된 경우다. 가족 안에서 눈에 띄지 않게 고생하는 여자들이나 조카들을 챙기는 시기다. 가족 안에서도 은근히 질투와 시기가 일어날 수 있기에 고생하거나 소외받는 가족을들 챙겨줘야 한다. 무리하게 사업 자금이나 차를 바꿔주는 정도의 일은 아직 이르다. 자신의 자산이 뿌리를 내리기 전에는 목돈이 들어가는 일을 만들지 말고 부모님 생활비 외에는 어떤 비용도 정기적 비용으로 만들면 안된다.
부모님 생활비는 마치 급여처럼 정해진 날에 반드시 늦지 않게 자동으로 결제되도록 만들어놔야 한다. 부모들은 하루라도 늦으면 사업이 잘 안되는지, 혹은 자신들이 뭘 잘못했는지 걱정을 만들어서라도 할 것이다. 항상 같은 날 일정하게 보내고 사업이 커지면 조금씩 금액을 올려야 한다. 용어도 생활비가 아니라 투자 배당액이라고 바꾸라. 생활비 주는 자식 눈치 보시지 않게 해야 한다. 자식에게 젊어서 투자한 노력과 가치에 대한 배당이익이라고 설명 드리고 당당하고 편하게 받으시도록 한다. 또한 생활비를 모으지 않도록 독려해야 한다. 생활비가 일정하게 오지 않으면 불안해서 쓰지 않으신다. 사정이 어려운 다른 자식들이나 손자, 손녀를 돕는다고 쓰지 않고 모으는 일 없도록 직불카드를 만들어 드리고 잔고가 남으면 남은 만큼 빼고 드리면 된다. 그러면 월마다 택시 타시고 커피 사드시고 꽃 사러 다니신 흔적이 통장에 보일 것이다.
형제들의 투자 요청, 주택자금 지원, 생활비 지원 등은 절대 하면 안 된다. 아직 물에서 미처 나오지도 않았는데 발목을 잡아 모두 함께 다시 가난으로 빠져들어갈 수 있는 시기다. 혹시 그런 일로 형제간 인연이 끊겨도 안 된다. 아직 당신 자녀와 배우자를 형제나 부모보다 먼저 챙겨야 되는 시기다. 그 돈으로 차라리 형수, 제수, 어머니, 여동생, 누나들에게 고급 가방 하나씩 선물해 주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이시기는 가족을 지원하는 시기가 아니라 가족을 흩어지지 않게 하는 시기다.
2)재산 규모가 50억 원 안쪽일 때
이때는 부모님 집을 사주거나, 차를 사주는 시기다. 부모님 용돈 정도가 아니라 생활비 전체를 책임져야 할 시기다. 조카들 학비를 내주는 시기도 됐다. 형제들이 질투하던 시기가 지나 인정하는 시기가 왔다. 이때는 큰돈을 써도 행세한다는 소리를 듣지 않는다. 조카들을 챙겨주는 이유는 두 가지다. 조카들을 챙기면 사촌들이 친척이라는 가족 공동체 개념이 명확해진다. 사촌들끼리 잘 어울리고 자주 만나게 된다. 다른 좋은 점은 형제자매들이 어려운 부탁을 덜 하게 된다. 자기 자녀들 학비를 내주고, 여행을 보내주고, 입학 때마다 노트북을 바꿔주는 부자 형제에게 터무니없는 부탁을 하지 못한다. 조카들에게 쓰는 비용이 형제들 사업 자금이나 보증, 주택자금 지원 등으로 쓰는 돈보다 훨씬 싸고 현명한 지출이다. 이 시기에도 형제들에 대한 지원은 여전히 조심해야 한다.
3)재산 규모가 100억 원 이상 넘어갈 때
이때부터 형제 중에 가난한 사람이 있으면 안 된다. 그들이 가난에서 벗어나도록 적극적으로 도와줘야 한다. 그들의 가난은 이제 당신의 책임이다. 형제마자 중에 사업가 기질이 있는 사람에게 사업체를 만들어주고 직책을 주는 시기다. 당신뿐만 아니라 가문이 부자가 되도록 만들어야 한다. 이미 재산 규모가 100억 대를 넘었다면 자산이 자산을 만드는 시기다. 부모님을 해마다 여행 보내드리고 부모님의 친한 친구들도 함께 보내드려서 자식 자랑을 부모 친구들이 하게 만들 시기다. 가족과 친척 사이의 봉이 아니라 보험이 되어야 한다. 친지들의 경조사를 지원하고 병원비 들어갈 일이 생기면 당신이 자가 보험사가 돼준다.
그리고 이 일을 모두 배우자를 통해서 해야 한다. 그래야 배우자가 가족 안에서 대우받고 함께 보람을 느낀다. 배우자가 아닌 본인이 나서서 하면 모든 일에 생색이 나올 수 있고 배우자가 가족 안에서 당신과 같은 대우를 받지 못하게 될 것이다. 반드시 배우자를 통해 이런 모든 일을 돕도록 한다.
94.중심은 가운데 있지 않다.
사장이란 그 회사의 중심이다. 모든 것이 사장을 중심으로 돌아간다. 그래서 사장은 가운데서 중심을 잡는 것이 자기 일이라고 생각한다. 직원을 혼내기도 하고 보상하기도 하고 투자를 집행하기도 하지만 자본을 축적하기도 한다. 지극히 조심스러운 투자도 하지만 무모한 투자를 진행하기도 한다. 이런 상반되는 일이 수없이 일어난다. 그래서 사장은 자신의 임무는 시소의 중간에 앉아서 균형을 잡는 일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의 사업은 내 업종만의 경쟁자도 아니고 불과 내년 경기를 예측하기 힘들 만큼 빨리 돌아간다.
그러므로 중간에 서는 순간 무너지고 만다. 따라서 사장은 시소의 중간이 아니라 곡예사가 돌리는 접시 위에 올라가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 접시는 좌우 앞뒤를 흔들거리며 돈다. 이런 흔들리는 원반 접시가 넘어지지 않게 중심을 잡으려면 한쪽 끝에서 다른 쪽 끝까지 매번 달리듯 다니면서 전체 무게의 중심을 바꿔줘야 한다. 이제 중심이란 의미는 2차원적인 '시소'가 아니라 3차원의 '접시'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경영자는 사업에서 철저한 합리주의자이고 사생활에서는 인간미 넘치고 공적으로는 정의로울 수 있어야 하며 이를 균형있게 갖추는 것이 중심을 잡는 것이다. 날카롭게 혼내고 질책하고 손해를 끼치거나 무능한 직원의 해고를 서슴치 않아야 하지만 동시에 직원들에게 너그럽고 부드러워야 한다. 사장이 한결같이 좋은 사람이라는 평판은 결국 원판의 한가운데 앉아 있다는 말이다. 그 원반은 곧 무너지게 돼 있다. 이런 이율배반적인 행동은 나 자신 스스로를 무너지게 해서는 안 된다. 훌륭한 경영자는 원래 밖에서 바라보면 이율배반적인 사람으로 보인다. 접시의 양극단을 가로질러 갈 수 있는 사람이야말로 최고의 경여자요, 리더다.
중국 위나라 출신 장군 오기는 종기 난 병사를 위해 고름을 빨아 주기도 했지만 수만 명의 군인을 사지로 몰아넣기도 했다. 한 사람이 대담하기도 하고 섬세하기도 하고 차갑기도 하고 따듯하기도 하며 이를 필요에 따라 적절하게 사용할 줄 안다는 것은, 나쁜 일이 아니라 능력에 있는 것이다. 내게 이런 양극단의 능력이 없다면 억지로라도 만들어내야 한다. 우리는 이런 것을 능숙하게 사용하는 경쟁자를 언젠가 만날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양극을 달려 다닌 후에도 스스로 모멸감이나 죄책감이 없어야 한다. 이 세상의 모든 위대한 리더는 언제나 그래왔다. 세상은 오래전에도 시소가 아니라 접시 위였고, 앞으로도 접시 위일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