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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학개론 6장. 사장이 되기로 결심한 그대 101, 102, 103

by 뭉치탁이 2024. 4. 6.

101.돈이 없어 사업을 못 한다는 사람에게

돈이 있어야 사업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돈이 있어도 사업에 성공하지 못한다. 사업은 돈이 없어도 할 수 있고 돈이 없어야 더 잘할 수 있기도 하다.

 

102.창업하기에 가장 좋은 나이는?

은퇴를 앞둔 50대분들이 창업해도 좋겠는지 물을 떄가 있다. 나는 50대이고 첫 창업이라면 권하지 않는다. 특히 그 나이에 창업을 해야 할지, 말지를 고민하고 남에게 묻는 사람이라면 창업하지 않을 것을 권한다.

하지만 50대라도 창업하겠다고 마음먹은 사람을 말리지 않는다. 단지, 할까 말까 하는 사람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죽고 살기로 덤벼도 모자랄 판에 결정조차 못해서 묻고 다니는 사람이라면 실패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은 창업보다는 있는 돈을 잘 관리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더 현명하다.

 

40대라면 다르다. 40대는 창업하기 좋은 나이다. 능력, 자본, 인맥도 완숙한 단계라 이 나이에 창업하면 성공 확률이 높다. 40대 창업자들 가운데 초대형 기업가들이 많이 배출되는 이유다. 망해도 앞으로 한두 번 정도의 기회가 더 있다. 그리고 이 나이는 사업에서 생기는 이익을 관리하는 능력이 저절로 생긴다. 아무래도 노후를 준비해야 하니 이익 전체를 재투자하지 않고 분산 투자하려는 의지가 저절로 생기기 때문이다. 그래서 40대에 버는 돈은 평생 유지되는 돈이다.

30대의 창업은 혁신적인 사업이라면 해볼만 하다. 사업가로서는 몸과 마음이 가장 조화로울 때라서 빠른 생각으로 힘차게 일할 수 있는 시기다. 단, 벌어들이는 모든 이익을 자기 사업에 100% 재투자할 것이 확실한 나이다. 자기 사업에 투자하는 것이 가장 좋은 투자라고 생각하기에 전력 질주의 시기다.

그러니 해마다 수익의 20% 정도만 따로 모아 부동산이나 주식 등, 자기 회사가 아닌 다른 곳에 투자해 놓는 버릇을 반드시 가져야 한다. 이 나이에 창업하는 사람은 평생 사업을 할 수밖에 없기에 종자돈을 죽이지 말고 간직해야 하기 때문이다.

 

20대 창업은 대부분 실패한다. 하지만 실패해도 시간과 재정 손실이 적기에 적은 비용으로 위대한 경험을 쌓을 수 있다. 20대 창업이야말로 평생 사업가로 사는데 가장 큰 경험을 준다. 이때는 친구들과 동업을 해도 좋다. 아마 실패하고 헤어질 것이다. 그러나 성공하면 더 위험하다. 아직 사업관리나 인사관리, 자본관리를 배우지 못한 상태에서 회사가 크면 직원으로 나아가 많은 사람들이 필요하다. 이들을 리드하려다 보면 어른 노릇하고 속은 뻥튀기처럼 비었는데 부피만 커진 어른이 된다. 누군가는 작은 실수에도 부서져 버린다.

 

젊어서 많은 돈을 벌면 건실한 청년도 사치나 허세를 부리며 어른 노릇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20대 창업은 대부분 경험을 얻는 것으로 끝이 난다. 다행히 이들이 10년 이상 버텨내며 30대에도 사업을 하고 있다면 무섭게 성장할 수 있다. 새로운 기술과 전략을 배울 시간이 충분했기 때문이다. 또한 사업가 나이에서 5년 혹은 10년 일찍 성공할 수 있다면 사업의 복리 특성으로 동년배 사업가들보다 몇 배 이상 큰 기업을 운영하고 있을 확률이 높다. 결과적으로 일찍 시작한 경험치가 녹아들어 가장 큰 사업가로 성장할 것이다.

 

사실 어느 나이라도 창업해도 된다. 농장에서 일하다 보면 1월에 피는 꽃도 있고 2월에 피는 꽃도 있다. 그러다 9월, 10월쯤 뒤늦게 피는 꽃도 있다. 심지어 날 좋은 11월에도 꽃이 핀다. 나이보다 중요한 것이 욕망이다. 이 욕망만 있으면 나이는 상관없다. 다만 나이가 들면 욕망이 사라지고 몸이 욕망을 죽이기에 걱정할 뿐이다.

 

103.새로운 사업은 어떻게 찾는가?

사람들은 이미 현재의 세상이 완벽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그중에서도 특히 사업 세계는 빈틈없이 많은 사업체가 자리 잡고 있어서 바늘 하나 들어갈 틈이 없어 보인다. '10년만 일찍 사업했으면 나도 할 만한 게 많았는데 아쉽다' 생각하는 게 보통이다. 그러나 그럼 사람은 10년 뒤로 돌아가도 같은 생각을 할 것이다. 지금 새로운 사업이 보이지 않는다면 과거로 돌아가도 보이지 않기 마련이다.

세상은 언제나 새로운 것이 필요하고 지금도 변하고 있고 늘 부족한 것을 채우려는 힘으로 가득하다. 변하지 않은 것은 아무것도 없다. 모든 것은 변한다는 사실만 변하지 않을 뿐이다.

 

변한다는 것 자체는 새로운 사업을 끊임없이 만들어 내고 있다는 것이다. 세상이 존재하는 한 새로운 사업은 끊임없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 살면서 한 번도 불편함을 느끼지 않고 살아 온 사람은 없다. 그런 의미에서 당신이 살면서 느꼈던 불편한 무엇이 하나라도 있다면 당신은 사업가가 될 수 있다. 불편함을 개선하는 모든 것이 사업이다. 우리는 이것을 진보라고 부른다. 남들이 만들어 놓은 것에 내 아이디어를 더해 더 나은 것으로 개선하는 일이다. 또한 누군가에게 불편함을 인지시켜주는 것도 사업이다. 우리는 이것을 혁신이라고 말한다. 불편하기 전에 더 빨리 알아내서 불편하지 않게 만드는 일이다.

개선과 혁신, 이 두 가지가 새로운 사업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사업은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가져야 되는 것도 아니고 자본이 반드시 있어야 되는 것도 아니다.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창의적인 생각만으로도 얼마든지 자본은 움직이게 돼 있다. 이것을 남에게 설득해 나가는 창업자의 노력이 가진 자본보다 더 중요하다.

이렇게 예를 들어도 사업이 보이지 않는 사람은 다른 나라에 생기고 있는 사업을 살펴보기 바란다. 세상 곳곳에서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사업들이 새로 생겨나고 있다. 의외로 신문에서 이런 정보를 빠르게 볼 수 있다. 심지어 이미 상장한 사업을 다른 어느 나라는 시도 조차 하지 않는 사업도 많다.

 

한국의 코트라(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통상, 해외진출, 외국인투자유치 등 사업 및 전시 정보 안내)에서는 각 나라 현지에서 보내온 창업 정보를 소개하는 [6개국 KOTRA 주재원들이 바라본 KOTRA 리포트]라는 책도 있다. 매년 [한국이 열광할 세계 트렌드] 라는 책도 발행한다. 이런 책들에 소개되는 각국의 산업 동향을 읽는 것으로도 새로운 사업 아이디어를 찾아낼 수 있다. 또한 국제 박람회는 여전히 아주 좋은 신사업 아이디어 창고다. 이미 남들이 도전했다가 실패한 사업을 다시 찾아보는 것도 매우 흥미로운 접근법이다.

어떤 사업이 실패한 이유는 그 사업이 문제가 아니라 그 사업을 하는 주체가 문제일 가능성이 많다. 성공한 이유는 모두 같아 보이지만 실패한 이유는 100개도 넘기 때문이다. 그러니 실패의 이유를 분석하고 수정할 수 있다면 훌륭한 사업으로 재창업이 가능하다. 다른 사람의 실패를 교훈 삼아 자신의 실패를 막을 수 있기에 이미 실패한 사업의 성공률은 새로운 사업에 비해 높을 수밖에 없다.

 

바둑 대국이 끝나면 바둑돌을 둔 순서대로 처음부터 놓아 본다. 이것을 복기라 한다. 바둑 기사들은 이런 복기를 통해 잘한 것과 실수를 배우며 자신의 실력을 늘려간다. 내가 오늘 하루 종일 쓴 돈을 저녁마다 복기해 보는 것도 사업을 찾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오늘 내가 아침에 편의점에 왜 갔는지, 왜 꼭 그 지점을 갔는지, 왜 헛개수 음료를 샀는지, '알지도 보지도 듣지도 못했던 헛개수 음료가 모든 편의점에서 팔리는 이유는 뭘까? 어떻게 했을까? 헛개수 음료와 같은 기능이 있는 다른 약재는 어떤 게 있을까? 유사한 옥수수수염차, 보리차 같은 음료는 어느 연령대가 구매할까?' 이렇게 꼬리를 물고 생각을 이어보는 습관을 들이면 모든 사업에서 빈틈이나 개선점이 보인다. 커피 한 잔을 사도 원가 구성을 알아보고 운영비를 산정해 보고 영수증에 찍힌 고객 번호를 기준으로 오후에 한잔 더 사서 하루 고객 숫자를 예측해 보는 것이다. 내가 낸 커피 한잔 4,000원 중 오너가 실제로 가져가는 돈이 얼마인지 추측하고 알아내는 것이 신사업을 만드는 시작이다.

잘 알려진 사업가 후배와 코엑스에 새로 오픈한 핫한 커피숍에 들렸을 때 둘이 주고받은 대화는 이렇다.

'이 매장의 흰색은 미색이 좀 들어간 흰색이라 조금 더 고급스럽게 보인다. 조명이 따듯하고 밝은 아이보리에 가까운 것으로 보아 주백색 4000K 조명이 들어간 것 같다. 시그니처 메뉴에 쓰는 원두를 4가지로 브랜딩했군. 원두를 모두 고소한 맛에 집중해서 혼합한 것 같다. 이 회사는 아시아 나라마다 한두 개씩 매장이 이미 들어갔는데 이런식으로 매장을 구성하는 이유는 뭘까? 직원들이 유니폼을 입지 않았는데도 유니폼을 입고 있는 듯한 균일한 느낌은 뭘까? 원색 옷을 입지 못하게 하는 규정이 있나?'

이런 식의 대화를 아침부터 점심이 다 될 때까지 하고 있었다. 그냥 버릇이다. 평생 버릇이다. 우리 둘 다 당장 커피숍을 할 생각도 없는데 분석은 끝도 없다.

 

새로운 사업은 거의 모든 변화에서 나타난다. 변화란 꼼짝도 하지 않던 돌덩이가 폭우나 지진 같은 상황이 오면 틈새가 벌어져 움직이는 것과 같다. 과학문명 발달, 정권교체, 문화의 변화, 대중의 인식변화, 미미하게는 불경기와 직접적으로는 전쟁 같은 일이 수많은 새로운 사업을 만든다.

사업은 자본에서 시작하는 것이 아니다. 새로운 사업은 머리에서 나와서 열정으로 태어난다. 자본이 있어야 사업을 한다는 사람은 이 세상의 모든 사업이 어디에서 시작했는지 알지 못한다. 당신 안에 이미 수십억, 수백억짜리 사업체가 들어있음을 잊지 말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