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이 중에서 사장의 잘못이 아닌 것은?
1)불경기
2)직원들 간의 불화
3)경쟁업체 난립
4)환율 상승
5)이자율 상승
6)전쟁
7)횡령, 도난
8)소송
9)구인난
10)임금 상승
정답은 6) 전쟁 하나뿐이다. 나머지는 모두 사장 책임이다. 어떤 사람은 나머지들도 내 책임이 아니라고 생각되는 것들이 많다고 느낄 수 있다. 심지어 모두 내 책임이 아닌 것 같은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모두 내 잘못이다.
불경기에 안되는 사업 하는 내 잘못이다. 직원들 간의 불화는 관리나 고용을 잘못한 내 책임이다. 경쟁업체가 난립하는 사업 세계에 들어온 것도 내 잘못이다. 환율에 취약한 비즈니스를 하는 내가 잘못이다. 이자율이 상승하면 누군가는 돈을 버는 데 나는 손해를 보고 있다. 내 잘못이다. 횡령이나 도난은 내 관리 부족이다. 누구를 탓할까? 소송은 소송의 빌미를 준 내 잘못, 구인난 역시 다른 사장들은 이 와중에도 걱정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 임금 상승에 취약한 비즈니스를 하고 있으니 구인난이 와도 급여를 올려 줄 수 없다. 모두 내 잘못이다. 거래처가 다른 곳으로 간 것도 내 잘못이다. 직원들의 운전사고가 계속 나는 것도 내 잘못이다. 임대료가 계속 오르는 것도 내 잘못이다. 갑질 고객을 만나는 것도 내 잘못이다.
당신이 당신 회사의 경영자로 최종 책임자라면 전쟁 이외에는 모두 당신 책임이라는 것을 받아들여라.
누군가는 불경기에도 경쟁 업체가 난립하고 직원들 구하기 쉽지 않고 환율이 요동쳐도, 여전히 사업을 키우는 사람들이 있지 않는가? 심지어 어떤 사람은 전쟁 중에도 성장해 나간다. 모두 당신 탓이다. 전쟁을 제외하고는 결국 당신이 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야 할 사람이기 때문이다.
70.혁명이냐 반란이냐
비록 지금은 작은 매장 하나에 직원도 몇 명 되지 않지만 당신의 꿈은 전국을 삼킬 정도로 크다. 그렇다면 이 사업이 혁명을 할지, 반란을 할지 결정해야 한다. 혁명은 권력이나 사회 구조의 갑작스런 변화를 의미한다. 이전의 방식을 단번에 무너트리고 혁신하는 것이다. 그래서 혁명은 보통 권력 중심부 혹은 그 인근에서 일어난다. 사업에서 혁명처럼 변혁이 일어날 때도 한 나라의 수도, 혹은 그 중에서도 시내 가장 번화가에서 일어난다. 불길처럼 타오르며 시내를 점령해 나가는 사업은 모두 수도에서 일어나 지방으로 세력을 확장해 나간다.
반면에 반란은 주로 변방이라고 칭하는 지방에서 시작해 그 세를 확장해가며 수도를 점령하는 방식이다. 내 회사의 상품이 신기술이고 젊은 고객층을 상대하며 혹은 외국 상품이라면 수도에서 시작해 변방까지 가는 작전을 짜야 한다. 내 사업이 오래전부터 누구나 아는 사업을 개선해서 기존 경쟁자들을 무찌르는 사업이라면 변방에서 반란을 하듯 수도의 경쟁자들이 눈치채지 못하는 사이에 지방 한 곳을 먼저 장악해야 한다. 그곳에서 군대의 힘을 키워 인근 도시들을 계속 흡수하는 작전을 짜야 한다.
식당으로 예를 들면 감자탕, 김치찌개, 칼국수, 순댓국 같은 제품들은 변방에서 수도로 가는 사업군이다. 반면 스테이크, 카스테라, 아이스크림, 파스타, 에클레어 같은 제품들은 수도에서 브랜드를 알린 후 지방으로 가는 것이 순서다.
수도에서 시작하는 제품들의 장점은 강남대로에 몇 개만 깔아도 전국 브랜드로 커 나갈 수 있다는 점이다. 이때는 도미넌트, 즉 고밀도 다점포 전략을 펴야 한다. 고밀도 다점포 방식은 핵심 유통 지역에 집중적으로 매장을 열어서 인원 배치나 물류 시스템의 생산성과 안전성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다. 본사에서 적은 인원으로 전 매장을 관리하기 쉽고 유동 인구가 많은 곳에서는 불과 몇 개의 매장만으로 수십 개의 매장을 가진 회사처럼 브랜드 확장성이 생겨 홍보에 많은 이득을 볼 수 있다.
단점은 점포 하나의 임대료나 보증금 같은 자본이 많이 들고 처음부터 브랜드로 나갈 수 있도록 디자인까지 완벽해야 한다는 점, 그리고 수명이 짧다는 것이다. 빨리 불타는 모든 것은 빨리 꺼지기 마련이라서 오픈과 동시에 출구 전략을 갖고 있어야 한다.
변방에서 시작할 때는 그런 고민이 필요 없다. 무조건 장사만 잘되면 로고나 브랜드는 나중에 자본력과 함께 수정해 나가도 상관없다. 수도로 진격해 나가는 속도에 맞춰 군복도 사고 깃발도 만들고 군가를 만들어서 서울에 도착할 무렵이면 정규군이 되는 것으로도 충분하다. 변방에서 크는 회사는 전통적으로 오래 지속된 사업군을 장악한 사업이다. 유행에 흔들리지 않는 업종들이다. 이것은 변방에서 크는 사업의 가장 큰 장점이라서 대부분 사업이 대를 이을 정도로 길게 뻗어 갈 수 있다. 처음부터 폼을 잡지 않아도 되기에 상대적으로 많은 자본이 필요하기도 않다.
이제 자신의 사업이 혁명적인 제품인지, 변방의 제품인지 살펴보고 전국 시장 제패를 위해 전략을 고민해 보기 바란다.
71.사장은 공포를 두려워하면 끝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사장은 절대로 공포를 느끼지 말아야 한다. 내가 경험했던 모든 공포는 지나고 보니 모두 해결할 수 있는 것이었다. 이것이 사업이든 개인적 일이든 혹은 사회적 일이든 지금까지 죽지 않고 살아 있다는 것은 견뎌냈고 견딜 방법이 있었다는 것을 반증한다.
젊어서 스쿠버 다이빙 라이센스를 받기 위해 물속 18미터 호수 아래로 내려간 적이 있었다. 나는 겨우 혼자 10여 미터 허우적거리며 수영할 솜씨였다. 그러니 물 속 깊은 곳까지 내려가 스쿠버 장비를 모두 벗은 후 다시 입는 마지막 통과 과정이 겁났다. 하지만 마음을 다잡고 수영장 안에서 배운대로 긴장을 떨쳐버리자 거뜬히 시험에 통과 할 수 있었다. 호수 바닥과 수영장 바닥은 어차피 물속이라는 생각을 하자마자 호수의 깊이는 아무런 공포를 주지 못했다.
만약 내가 햇빛이 흐려진 차가운 호수의 깊은 바닥에 내려앉은, 수영도 제대로 못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면 굉장한 공포에 싸여 있었을 것이다. 그곳에서 공기 호흡기를 떼고 장비를 벗었다가 다시 입는 일을 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20여 초 정도 숨을 멈추고 옷을 여미는 일 정도는 얼마든지 가능하겠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같은 상황에서도 공포를 느끼는 것과 공포를 느끼지 않는 것의 차이는 목숨이 왔다 갔다 하는 일이 될 수도 있다. 자연 상태에서는 공포를 느끼지 않는 동물은 모두 죽었을 것이다. 모든 동물은 공포나 두려움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방식으로 살아남았다. 인간 역시 다를 바 없다. 하지만 현대 사회는 자연적 공포보다는 구조적 공포가 더 많아서 모든 공포로부터 멀리 떨어진다는 것이 불가능하다. 그런 인간은 어떤 성공의 기회도 얻지 못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평소 다양한 종류의 공포에 노출돼 있다. 불확실성에 대한 두려움, 죽음 혹은 건강에 대한 두려움, 상실에 대한 두려움, 초자연적인 것에 대한 두려움, 자연재해나 전쟁에 대한 두려움 등이다. 이중 대부분은 우리가 통제하지 못하는 것들이라서 두려움에 싸여 올바른 결정을 내리지 못한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공포 자체보다 공포를 대하는 태도가 공포의 실질적 위험보다 더 클 때가 많다. 따라서 두려움이 당신을 지배하지 못하도록 공포 자체를 관찰하고 경험의 한 과정으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공포를 피하지 말고 정면으로 직시하는 용기를 가지면 오히려 삶에 많은 긍정적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부족한 것보다 가진 것에 집중하면 두려움과 공포도 줄고 올바른 판단을 하는데 큰 힘이 된다. 또한 실패를 하나의 성장 과정과 학습 기회로 보는 사고방식을 갖고 있으면 오히려 시랲를 줄이고 공포를 느끼지 않을 수 있다.
모든 사람이 공포를 같은 방법으로 느끼지 않는다. 때때로 어떤 이들은 공포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심지어 즐기는 사람도 있다. 심지어 현대 사회에서 공포는 사업이다. 세상의 거의 모든 공포는 사업과 연결돼 있다. 왜냐하면 모든 공포는 공포가 이미 현실이 되기 전부터 누군가 이익을 보거나 목적을 달성하기 떄문이다. 그래서 어떤 조직이나 이익 집단들은 일부러 공포를 만들어 내거나 과장한다. 사장의 직책을 가진 사람들은 이런 공포의 제조와 배포가 누구에게서 나오는지 항상 살펴야 한다. 이것을 알아내지 못하면 매번 새로운 공포에 자신이 먼저 놀라고 도망 다니거나 피해자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조직의 머리가 공포에 놀라면 모든 조직은 무너지기 마련이다.
당신은 사장이다. 회사의 장이다. 모든 공포는 당신을 거쳐 간다. 신문, 방송, 여론, 평판이라는 가면을 쓰고 당신에게 매번 다른 얼굴로 다가올 것이다. 이때 당신이 공포를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 당신의 회사는 성공과 실패의 방향으로 나올 것이다. 당신 자신의 공포의 피해자가 될 수도 있고 공포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거나 심지어 공포에 이득을 볼 수도 있다.
결국 사장이라는 직책은 공포를 다루는 사람이다. 그러니 공포가 호랑이처럼 생겼어도 누군가는 물려 죽고 누군가는 가죽을 벗겨 팔고 누군가는 애완동물로 키운다는 사실을 상기해야 한다. 공포는 나를 죽일 수도 있고 도울 수도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면 생각보다 그렇게 공포가 두렵지 않고 만만해 보일 것이다.
나는 수많은 공포에서 기회를 받고 이득을 봤던 사람이다. 그러니 공포를 기회라는 이름으로 불러주기 바란다.